가이드 · 03
알칼리 금속과 알칼리 토금속: 1족·2족 원소 가이드
주기율표 왼쪽 1족 알칼리 금속과 2족 알칼리 토금속의 공통 성질, 아래로 갈수록 커지는 반응성, 불꽃 반응 색, 생활 속 용도, 대각선 관계, 그리고 수소를 어디에 둘 것인가라는 오래된 문제까지 예시와 함께 정리한다.
주기율표 맨 왼쪽 두 줄은 반응성이 매우 큰 금속들이 모인 곳이다. 1족의 리튬·소듐·포타슘·루비듐·세슘·프랑슘을 알칼리 금속, 2족의 베릴륨·마그네슘·칼슘·스트론튬·바륨·라듐을 알칼리 토금속이라 부른다. 둘 다 s 블록에 속하며, 가장 바깥 껍질에 전자가 1개 또는 2개만 있다는 점이 성질 대부분을 설명한다.
이름의 유래
'알칼리'는 아랍어로 식물의 재를 뜻하는 말에서 왔다. 옛사람들은 나무나 해초를 태운 재를 물에 우려 비누와 유리를 만들었는데, 이 재에 포함된 탄산 포타슘과 탄산 소듐이 강한 염기성을 띠었다. 이런 물질에서 분리된 금속이 알칼리 금속이다.
'알칼리 토'의 '토(土)'는 흙을 뜻한다. 18세기 화학자들은 불에 가열해도 잘 변하지 않는 산화물을 '토류'라고 불렀는데, 산화 칼슘(석회)이나 산화 마그네슘처럼 물에 녹아 염기성을 띠는 토류가 바로 이 원소들의 산화물이었다. 원소 자체는 1808년 영국의 험프리 데이비가 전기 분해로 소듐·포타슘에 이어 칼슘·마그네슘·스트론튬·바륨을 잇달아 분리하면서 처음 금속으로 얻어졌다.
1족 알칼리 금속의 공통 성질
알칼리 금속의 원자는 가장 바깥 s 오비탈에 전자 1개만 가진다. 이 전자는 핵에서 멀고 안쪽 전자들에 가려져 있어 쉽게 떨어져 나간다. 그래서 이들은 거의 언제나 +1 이온으로 존재한다.
- 무르다. 소듐과 포타슘은 칼로 버터처럼 자를 수 있다. 갓 자른 면은 은빛 광택이 나지만 공기 중에서 금세 흐려진다.
- 가볍다. 리튬의 밀도는 약 0.53 g/cm³로 모든 금속 가운데 가장 작아서 물에 뜬다. 소듐과 포타슘도 물보다 가볍다.
- 녹는점이 낮다. 리튬은 약 180 °C, 소듐은 약 98 °C, 포타슘은 약 63 °C, 세슘은 약 28 °C에서 녹는다. 더운 날 손바닥 위라면 세슘은 녹을 수 있지만, 피부의 수분과 격렬하게 반응하므로 절대 만져서는 안 된다.
- 석유나 불활성 기체 속에 보관한다. 공기 중의 산소와 수분과 반응하기 때문이다.
반응성 경향: 아래로 갈수록 격렬해진다
알칼리 금속을 물에 넣으면 수소 기체와 수산화물이 생긴다. 예를 들어 소듐은 다음과 같이 반응한다.
2Na + 2H₂O → 2NaOH + H₂
같은 반응이라도 족 아래로 내려갈수록 훨씬 격렬하다. 리튬은 물 위에서 조용히 거품을 내며 천천히 녹는다. 소듐은 녹아서 동그란 구슬이 되어 물 위를 빠르게 돌아다닌다. 포타슘은 발생한 수소에 곧바로 불이 붙어 연보라색 불꽃을 낸다. 루비듐과 세슘은 폭발적으로 반응한다.
이 경향은 이온화 에너지로 설명할 수 있다. 아래로 갈수록 전자 껍질이 한 층씩 늘어 바깥 전자가 핵에서 멀어지므로 떼어 내는 데 드는 에너지가 줄어든다. 첫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리튬 약 5.39 eV, 소듐 5.14 eV, 포타슘 4.34 eV, 세슘 3.89 eV로 차례로 작아진다.
산소와의 반응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리튬은 주로 산화물(Li₂O)을, 소듐은 과산화물(Na₂O₂)을, 포타슘 이하 원소는 초과산화물(KO₂ 등)을 만들기 쉽다. 큰 양이온일수록 큰 음이온과 안정한 결정을 이루기 때문이다.
프랑슘은 1족 맨 아래에 있지만 가장 오래 사는 동위원소의 반감기가 약 22분에 불과해 눈에 보일 만큼 모은 적이 없다. 그래서 성질 대부분은 이웃 원소로부터 추정한 값이다.
2족 알칼리 토금속의 공통 성질
알칼리 토금속은 바깥 s 오비탈에 전자 2개를 가지며 +2 이온이 된다. 전자 두 개를 떼어 내야 하므로 같은 주기의 1족 원소보다 반응성이 작고, 더 단단하며 녹는점과 밀도도 높다.
족 안에서의 경향은 1족과 같다. 베릴륨은 물과 거의 반응하지 않고, 마그네슘은 뜨거운 물이나 수증기와 반응하며, 칼슘·스트론튬·바륨은 찬물과도 반응해 수소를 낸다.
Ca + 2H₂O → Ca(OH)₂ + H₂
베릴륨은 이 족에서 예외적인 원소다. 원자가 매우 작아 이온 결합보다 공유 결합을 만드는 경향이 있고, 산과 염기 모두와 반응하는 양쪽성 산화물을 만든다. 또 베릴륨 화합물의 가루는 흡입 시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취급에 주의가 필요하다.
불꽃 반응 색
알칼리 금속과 몇몇 알칼리 토금속의 화합물을 불꽃에 넣으면 원소마다 고유한 색이 나타난다. 열에너지로 들뜬 전자가 낮은 에너지 준위로 떨어지면서 특정 파장의 빛을 내기 때문이다. 불꽃놀이의 색도 대부분 이 원리를 이용한다.
| 원소 | 불꽃 색 |
|---|---|
| 리튬 | 진한 빨간색 |
| 소듐 | 노란색 |
| 포타슘 | 연보라색 |
| 루비듐 | 붉은 보라색 |
| 세슘 | 푸른 보라색 |
| 칼슘 | 주황빛 빨간색 |
| 스트론튬 | 선명한 빨간색 |
| 바륨 | 연두색 |
소듐의 노란빛은 매우 강해서 다른 원소의 색을 가려 버리기도 한다. 포타슘의 연보라색을 확인할 때 코발트 유리를 통해 보는 것은 소듐의 노란빛을 걸러 내기 위해서다. 베릴륨과 마그네슘은 뚜렷한 불꽃 색을 보이지 않는다. 마그네슘 리본이 타면서 내는 눈부신 흰빛은 불꽃 반응 색이 아니라 연소 자체의 빛이다.
생활과 산업 속 용도
- 리튬: 휴대전화와 전기차의 리튬 이온 전지, 가벼운 알루미늄-리튬 합금, 탄산 리튬 형태의 기분 조절 약물.
- 소듐: 소금(염화 소듐), 베이킹 소다(탄산수소 소듐), 노란 빛을 내는 소듐등, 일부 원자로의 냉각재.
- 포타슘: 식물의 3대 영양소 가운데 하나로 비료의 핵심 성분. 인체에서는 신경 신호 전달과 심장 박동에 필요하다.
- 루비듐·세슘: 원자 시계. 국제단위계의 초(second)는 세슘-133 원자의 특정 전이 진동수로 정의된다.
- 마그네슘: 가벼운 합금(자동차·노트북 케이스), 식물 엽록소의 중심 원자.
- 칼슘: 뼈와 치아, 석회석·시멘트·석고. 수돗물의 '센물'은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이 많은 물이다.
- 스트론튬: 불꽃놀이와 조명탄의 빨간색.
- 바륨: 황산 바륨은 물에 거의 녹지 않아 X선 조영제로 쓰인다(바륨 이온 자체는 독성이 있다).
수소는 어디에 두어야 할까
수소는 전자 1개를 가지므로 대부분의 주기율표에서 1족 맨 위에 놓인다. 하지만 수소는 상온에서 기체이고 금속이 아니며, 알칼리 금속과는 성질이 크게 다르다.
수소를 1족에 두는 근거는 전자 배치(1s¹)와 +1 이온(H⁺)을 만든다는 점이다. 반면 17족 할로젠처럼 전자 하나를 얻어 음이온(수소화 이온, H⁻)을 만들 수도 있고, 할로젠처럼 이원자 분자(H₂)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17족 위에 두자는 의견도 있다. 또 탄소처럼 바깥 껍질이 반쯤 차 있다는 점에서 14족 위에 두자는 제안도 있다.
그래서 어떤 주기율표는 수소를 1족 위에 두되 색을 비금속으로 칠하고, 어떤 표는 표 가운데 위쪽에 따로 띄워 둔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기보다, 수소가 어느 족과도 완전히 같지 않은 독특한 원소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다. 참고로 목성 내부처럼 압력이 극도로 높은 환경에서는 수소가 금속 상태로 존재할 것이라는 이론적 예측도 있다.
대각선 관계
주기율표에서 2주기 원소와 그 오른쪽 아래 3주기 원소가 서로 닮는 현상을 대각선 관계라 한다. 리튬은 같은 족의 소듐보다 마그네슘과 더 비슷한 점이 많고(질화물을 만들고, 탄산염이 가열하면 잘 분해된다), 베릴륨은 알루미늄과 비슷하다(양쪽성 산화물). 크기와 전하의 비율이 비슷해지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1족·2족을 공부할 때 족 안의 경향과 함께 이런 예외도 함께 알아 두면 이해가 훨씬 깊어진다.